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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것의 매력' 헝가리, 유로 복병의 출현

2016-06-19 엑스포츠뉴스

복병이다. 44년 만에 유럽축구선수권(유로)에 나선 헝가리가 제대로 된 복병의 향기를 내뿜고 있다.

헝가리는 19일(한국시간) 프랑스 마르세유의 스타드 벨로드롬에서 열린 유로2016 조별리그 F조 2차전에서 아이슬란드와 1-1을 기록했다. 이로써 1승 1무(승점 4점)를 기록한 헝가리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16강행 가능성을 높였다.

헝가리는 F조에서 최약체로 평가됐다. 이번 대회 예선을 플레이오프 끝에 가까스로 통과했고 본선 진출팀 중 가장 낮은 승점과 골득실을 보여줘 큰 기대감을 불러일으키지 못했다. 더구나 F조에는 확실한 2강 포르투갈과 오스트리아가 버티고 있어 헝가리를 주목하기 쉽지 않았다.

막상 뚜껑을 여니 헝가리가 복병의 향기를 내고 있다. 다비드 알라바를 축으로 케빈 빔머, 마르코 아르나우토비치 등 익숙한 선수들이 많은 오스트리아를 상대로 승리를 따낸 헝가리는 아이슬란드와 2차전에서도 온몸이 얼어붙기 일보 직전에 기사회생하며 크게 환호했다.

헝가리의 매력은 포장되지 않는 날것에 있다. 익숙하지 않다. 선수 면면도 화려하지 않고 불혹의 골키퍼는 동네에서도 쉽사리 보기 힘든 회색 트레이닝복을 입고 경기에 나선다. 빈 부분이 많은 헝가리지만 그것 나름의 힘이 있다.

우선 뒤로 물러서지 않는다. 측면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골키퍼가 페널티박스 바깥까지 나와 볼 연결에 집중하는 등 주도하고 소유하려는 모습의 헝가리다. 스페인과 독일처럼 완성도의 맛은 없지만 계속 공격을 시도하려는 움직임이 인상적이다.

헝가리는 오스트리아를 맞아 후반 날카로운 창을 꺼내들면서 경기를 주도해나갔다. 아이슬란드전은 공세가 더욱 강했다. 아이슬란드가 최근 헝가리를 상대로 5연패를 당하고 있어선지 워낙 뒤로 물러서 수비 위주로 경기에 임한 것도 있지만 헝가리는 볼 점유율(67-33)과 패스(389-132), 슈팅수(12-5) 등 모든 부분서 아이슬란드를 압도했다.

만회골을 위한 후반전의 헝가리는 쉴새없이 움직이는 힘이 상당했고 종료 2분을 남기고 상대 자책골을 유도하면서 동점골을 뽑아냈다. 마지막 순간 비르키르 세바르손의 발을 맞고 들어간 자책골이었지만 90분의 노력 끝에 기어코 뚫어낸 헝가리의 분명한 득점이었다. 

헝가리는 1950년대 세계 축구의 전술을 선도하며 매직 마자르의 영광을 누렸다. 이후 변방에 머물다 이번 대회를 통해 44년 만에 유로 무대에 복귀했다. 돌아온 헝가리의 모습은 과거와 많이 달라졌으나 기대할 것이 적었던 편견을 깨기에 충분하다. 색다른 복병의 출현이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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